한일의 생각

나의 신념이 옳고 상대방이 틀린 이유, 〈확증편향〉

Hanil한일 2024. 3. 21. 22:47
확증편향(Confrimation Bias)
자신의 견해 내지 주장에 도움이 되는 정보만 선택적으로 취하고, 자신이 믿고 싶지 않은 정보는 외면하는 편향.

'내가 믿고 싶은 것만 믿는' 편향된 사고를 의미한다.

모든 사람들은 확증편향에서 벗어날 수 없다.

여러분은 혹시 확증편향으로부터 자유롭다고 생각하는가? 그렇다면 글을 한번 읽어 보자.


여기 재밌는 실험이 있다. (Redelmeir, 1996)

많은 관절염 환자들이 "비가 오면 관절이 아프다"고 생각하는데, 이를 검증하기 위해 29일동안 매일 관절염 환자를 관찰하였다

관찰 결과 다음과 같은 결과가 나왔고, 이를 관절염 환자들에게 보여주었다.

days 비가 옴  비가 오지 않음
관절통증 있음 14 6
관절통증 없음 7 2

위 자료를 보고, 많은 관절염 환자들은 '거봐, 역시 비 오는날이랑 관절통이랑 관련이 있다고' 라고 하면서 본인이 믿는 신념이 옳다는 것을 재확인하였다. 

하지만, 위 표를 통계적으로 분석해보면 통계적으로 비의 유무와 관절통 유무는 전혀 상관관계가 없었다.
왜 이 사람들은 잘못된 결론을 내리게 된 것일까?

우선, 위 표에서 대부분의 관절염 환자들은 비가 오는 동시에 관절통증이 있는 날이 14일로 제일 많다는 점을 주목하였다. (positive-positive cases)

하지만, 비가 오지 않고 관절통증이 없는 날(negative-negative cases)이 단 2일밖에 없다는 점을 무의식적으로 신경쓰지 못하고 있거나, 의도적으로 무시하고 있다는 점이 오류로 작용하고 있었다.

더욱이, 환자들은 대개 비가 오고 동시에 관절통이 있는 날을 선택적으로 잘 기억하게 되며, 다른 날들은 대체로 잘 기억을 잘 하지 못한다. 이를 선택적 회상 오류(selective recall bias)라고 한다.

이처럼 사람들은 본인의 잘못된 인지와 기억 등에 기반하여 본인의 신념을 확대, 강화하려는 성향을 가지고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확증편향이 발생하는 이유에 대해서, 더욱 자세히 알아보자.


1. 편향된 정보의 탐색

 
특정 숫자를 맞추기 위해, '예'와 '아니오'로 답할 수 있는 질문을 통해 스무고개를 한다고 치자. (Kida, 2006)

당신은 지금 숫자 '5' 가 정답이라고 생각 하고 있으며, 정답을 맞추기 위해 질문을 한다고 하자.

이 경우 많은 사람들은 '예'라는 대답을 기대할 수 있도록,  '혹시 정답 숫자가 홀수입니까?' 와 같은 질문을 선호한다.

반면 '혹시 정답이 짝수입니까' 라는 질문은 선호하지 않는데, 이 질문에 '아니오' 라는 대답이 나오는 것이 바로 위 질문과 논리적으로 정확히 똑같은 것을 의미함에도 절대다수의 사람들은 정답이 '예' 가 나올수 있도록 질문을 하려는 성향이 있다.

이를 긍정문 테스트(postive test) 라고 한다. 

이러한 점들을 통해 사람들은 자신이 세운 가설에 긍정적인 대답이 나오는 것을 선호하여, 되도록 긍정적인 내용이 나올 수 있도록 정보를 탐색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Nickerson, 1998)

살짝 다른 예시로, 질문의 워딩이 긍정문인지, 부정문인지 등 매우 미세한 차이에 따라서 사람들이 탐색하고 받아들이는 정보가 편향되게 되고, 심지어는 결론마저 달라질 수 있음을 여러 논문들이 증명하고 있다.

A와 B가 부부인데, 이혼 소송 중 아이 C의 보호자가 되기 위해서 누가 적합한지에 대한 토론을 하고 있다. (Shafir, 1993)

A는 많은 부분에서 보호자로서 적당히 좋은 자질들을 보유하고 있다. B는 긍정적인 점과 부정적인 점 모두 가지고 있다. B는 A보다 아이와 더욱 친밀하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으나, 장시간 아이 곁을 비워야 하는 직장을 가지고 있다. 

불특정 다수의 집단에게 "누가 아이의 보호자가 되어야 하는가" 에 대한 질문을 던젔을 때, 다수의 사람들은 B가 되어야 한다고 답했다.

하지만, 다른 불특정 다수의 집단에 "누가 아이의 보호자가 되어서는 안 되는가" 라는 질문을 던졌고, 다수의 사람들은 B라고 응답했다. (즉 A가 보호자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연구는 사람들에게 주어지는 문제를 긍정문으로 만드냐, 부정문으로 만드냐 등 미세한 차이에 따라 사람들이 정보를 탐색하는 방식과 판단까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암시한다

 
단순한 실험적 연구와는 달리, 현실에서는 어떤 가설이 있다면 관련된 증거가 매우 복잡하고, 가설을 뒷받침하는 증거 뿐만 아니라 반박하는 증거들이 혼재되어 있다. (특히 일부 종교계와 과학계에서 싸우는 '신'에 대한 담론에 대해 생각해 보자)

이러한 상황속에서, 사람들은 외부의 공격들로부터 본인의 생각, 신념을 지키기 위해 본인의 가설이나 신념과 일치되는 내용을 선택적으로 받아들이며, 이를 심리학에서 선택적 노출(selective exposure)이라고 부른다. (Fischer, 2010) 


2. 정보의 편향된 분석

위 예시들은 정보를 모으는 과정에서 무의식적인 편향됨이 있을 수 있음을 보여 주었다면, 다음 연구는 같은 정보를 보았음에도 사람들끼리 그 정보에 대한 분석이 다를 수 있음을 제시한다. 

Stanford 대학에서 사형제도에 대해 찬성하는 사람 절반, 반대하는 사람 절반을 모아놓고 실험을 진행하였다.

이 사람들에게 각 주 별로 사형제도 도입 전후의 살인율을 비교한 연구인  A연구와 B 연구를 보여주었다. (물론 연구는 전부 가짜다) 이 자료를 각자 읽고, 그들의 사형제도에 대한 의견이 혹시 바뀌었는지에 대해서 질문을 하였다.


그 이후,  이 사람들에게 이 연구자료들이 수집되고 분석된 과정에 대한 자세한 프로세스를 말해주면서 이 자료들이 잘 조사되었는지, 설득력이 있는지에 대해 평가를 하도록 하였다.

참가자들은 처음 자료를 그냥 읽은 후에는 본인의 의견이 바뀌었다는 사람도 존재했으나,  A 연구 및 B 연구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듣고 나서는, 대개 본인의 생각을 지지하는 근거를 강조하고 부정하는 근거를 무시하면서, 거의 전부가 본인의 원래 신념으로 돌아갔다고 답변했다. 

사형제도의 효과가 없다는 A 연구를 읽은 사람 중, 사형제도 찬성자는 "이 연구는 연구 설계 과정에서 사형제도가 효과가 볼 만큼 충분한 기간을 조사하지 않아 근거가 부족하다" 라고 평가한 반면, 사형제도 반대자는 "연구자들의 결론이 잘못됐다고 생각할 근거가 없다" 면서 해당 연구를 옹호했다.  

사람들은 본인들의 신념과 반대되는 근거를 채택하기 위해서는 비정상적으로 높은 기준(high standards)를 앞세운다는 점이 밝혀졌다.
 

같은 정보를 분석하는데 다른 결론에 다다른 것을 보고, 지능차이 (인터넷 속어로 '능지차이')가 원인이라고 오해할 수 있지만, 전혀 아니다.

fMRI를 이용한 연구에서, 본인의 신념과 반대되는 정보를 처리할 때에 감정중추(emotional center)가 작동되는 것을 발견하였고, 이러한 과정은 논리적인 오류(reasoning error)와는 관련이 없다고 결론내었다. (Westen, 2006) 

위 연구는 특히 정치인들을 대상으로 일반인들이 어떻게 정보를 처리하는지 파악하였는데,

본인들이 좋아하는 후보비합리적이거나 위선적인 행동을 할 때 적극적으로 인지부조화를 만들어 내는 것을 파악하였다.

또한 확증편향과 지능지수의 관계성에 대한 연구에서는 확증편향과 지능지수는 관련이 없는 것으로 파악하였다. (Stanovich, 2013)


3. 사람마다 편향된 기억들

 
사람들은 본인의 생각을 강화화기 위해 선택적으로 기억을 한다. 이를 선택적 회상(Selective recall)이라고 한다.

참가자들 중 한 그룹에는 외향적인 사람이 내향적인 사람보다 훨씬 성공적이라는 증거를 보여줬다. (당현히 가짜 증거다) 다른 그룹에는 반대로 내향적인 사람이 외향적인 사람보다 훨씬 성공적이라는 증거를 보여줬다.

이후 각 그룹에서 본인이 외향적이었던 경험과 내향적이었던 경험을 각각 회상하도록 지시받았다.

외향적인 사람이 성공적이라고 교육받은 그룹에서는 외향적이었던 기억을 더욱 빠르게, 그리고 자주 회상하였고 내향적인 사람이 성공적이라고 교육받은 그룹에서는 내향적이었던 기억을 더욱 빠르게, 그리고 자주 회상하였다. (Sanitioso, 1990) 

 
이처럼 본인의 신념과 감정적인 상태에 따라서 선택적으로 기억하고, 회상한다는 증거가 무수히 많다 (Levine, 2001; Safer, 2001)

심지어 사건 당시의 감정상태와 달리 현재의 감정상태에 따라서 기억을 재구성하기도 한다. (군대를 전역하면 군대의 모든 기억들이 미화된다고 증언하는 남자들이 많은 것을 보면 맞는 말인 것 같다

이처럼, 사람들은 본인의 상태나 필요에 따라 기억의 내용과 정확도를 바꾸기가 쉽기 때문에, 본인이 판단하는 것에 근거가 되는 기억의 신뢰성에 대해서도 고민을 해 보아야 한다.  


그렇다면 위 점들을 통해 어떤 것을 얻어갈 수 있을까?

확증편향은 무의식적인 과정이므로 누구도 피해갈 수 없지만, 적어도 이런 것이 존재한다는 것을 의식하는 것은 큰 차이를 가져올 것이다.

내가 생각하는 개인적인 take-home message는 다음과 같다. 

1. 상대방의 신념을 보면서 (e.g. 진보주의, 보수주의, 창조론, 진화론, 특정 정책 옹호 등) '저러한 신념을 믿다니 멍청하다'고 생각한다면,
본인의 신념 또한 확증편향에 가득찬 편견이 아닌지 생각해본다.


2. 나의 신념을 제 3자의 눈으로 객관적이고 다각도로 조명해 볼 수 있는 능력(critical thinking)을 가지려 노력해 본다
(메타인지와도 관련 : 이전 글 참조 - https://hanilmed.tistory.com/22)

3. 본인이 느끼기에 어떻든 남들의 건전한 신념을 존중하는 열린 자세를 가지기

4. 본인의 신념과 논리를 앞세우며 나의 신념을 존중해지지 않는 사람을 만나면,  설득을 하기보다는 "너 말이 옳다"고 한 발 물러나주기

(어차피 이러한 사람들은 반박을 해도 반박하는 증거를 채택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사람이 논리적인 동물이 아니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우리는 편견으로 가득 차고 자부심으로 움직이는 감정적인 동물을 다루고 있는 것이다. - 데일카네기 인간관계론